[손움세] 1. '탄핵'으로 울고 웃는 사람들

2017-03-17
손가락으로 움직이는 세상

작성일자: 2017-05-03 16:01:21
최종수정: 2017-05-07 03: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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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이루어낸 탄핵


1 명 불참, 234 명의 찬성, 56 명의 반대, 무효 7표, 8일 발의, 9일 가결, 1011시 선고...
어쩌면 이렇게 딱딱 맞아 떨어질까 싶다.
 
"정말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줍니다."
-G.H Park 2015.5.5

정말 그 분께서 말씀하신 것 처럼 우주가 도와줬다.
국민들이 간절히 원한 만큼, 기적적으로 탄핵이 이루어진 것 아닐까?



-헌법 수호 의지 부족... 공무원 임용, 언론 자유, 세월호는 탄핵 사유 아냐



  이번 탄핵 심판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 대통령'으로 만든 이유는 헌법 수호 의지 부족 때문이었다.
문체부 블랙리스트나, 세계일보 압력 행사 등은 증거 불충분으로 인정되지 않았고, 세월호 참사 관련 대통령의 생명권 보호 의무 역시 성실성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헌법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인정되지 않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역시 그 자체로는 탄핵 사유로 인정이 되지 않았지만, 오히려 압수수색 거부, 대면조사 거부 같은 시간 끌기 작전이 오히려 헌법 수호 의지 부족이라는 이유로 탄핵 가결을 불러오게 된 꼴이다.



-과연 탄핵만이 답이었을까?

  나는 솔직히 말해서 이번 탄핵 가결에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박 전 대통령의 태도 문제이다.
일단 지난 11월 대국민 담화에서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데 최대한 협조하며, 검찰 조사나 특검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약속하는 등 사건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앞으로 검찰은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에 있어서 최대한 협조하겠습니다. 이미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에도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하였습니다.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습니다.

2016년 11월 4일, 박근혜 대통령 사과 대국민 담화문 중에서...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이런 국민과의 약속을 우습게 여겼었는지 검찰 대면조사나 청와대 압수수색을 거부하는 등 시간끌기 작전을 벌였고, 이것이 오히려 탄핵 가결 사유가 되어 돌아왔다.
최순실 때문도 아니었고, 세월호 때문도 아니었다. 꾀를 부리려다 오히려 자신에 무덤을 파버린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탄핵 이후 불어올 역풍의 문제이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가결 후, 열린우리당은 4.15 총선에서 152석의 의석을 얻으며 압승한다.
이번 대통령 탄핵 사태 역시 대부분의 예상과의 달리 보수 결집의 기회가 되고, 앞으로 있을 대선이나 총선에서
보수 정당의 압승이라는 예상 못할 역풍을 불어올지 누가 아는가?

뿐만 아니라 이번 탄핵은 역사적으로도 잘못된 선례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다음 대선에 출마할 새로운 대통령 후보들이  "적폐 청산", "새로운 정치" 를 외치며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지만,
이 사람들 중 단 한 사람이라도 부패나 비리, 기타 의혹 등 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이번 탄핵의 계기로 정권 교체가 된다 해도, 국회에서 새 대통령의 약점을 가지고 심심할 때 마다 탄핵 카드를 들게 된다면
하는 걱정이 스쳐 지나간다.



  탄핵은 절대 쉽지 않다. 기각이 된다고 해도 그 동안 생기는 손해나 리스크가 너무 크다.
이번 탄핵 사태만 해도 국정에 반년 이상의 공백이 생겼고, 각종 민생 법안 처리들은 멈춰버렸으며, 경제나 국가 이미지 역시 바닥을 쳐버린 것을 생각하면...

제발 이번 탄핵이 잘못된 선례가 되지 않도록,
국회의원들이 '헌법재판소'는 형사기관이 아니라 '헌법을 심판하는 곳'이란 점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탄핵, 행복? 눈물?



탄핵 인용 당일 헌법재판소 앞은 시끌벅적했다.
이정미 재판관이 선고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를 읽자마자 헌법재판소 앞에서 영상 중계를 보던 국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부부젤라가 등장하고 꽹가리까지 등장해 풍악(?)을 울리면서 마치 축제 분위기를 연상케 했다.

이 기쁨은 단순한 기쁨이 아닐 것이다.
"잘못된 대통령 집권 후 4년동안, 국민들이 얼마나 힘들고 지쳤을까..."
"작년 12월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3개월동안, 국민들은 얼마나 노심초사 했을까"를 생각하면 웬지 씁쓸한 기분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기뻐했지만, 그 자리엔 같이 환호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바로 '세월호 유가족'이다.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3년동안, 유가족 분들이 어떤 고통을 받으셨을지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자식을 잃은 고통도 모자라서, '세월호 지겹다, 그만 좀 해라'를 외치는 일부 정신나간 세력의 공격을 받으면서...
그리고 책임은 커녕 만나주겠다는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 박 전 대통령을 보면서...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이 분들은 이번 탄핵에 적지 않은 기대를 하셨겠지만, 아쉽게도 탄핵 심판은 유가족 분들의 아픔까지는 덜지 못했다.
아쉽지만 이것이 헌법재판소, 아니 헌법의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 그리고 정권 교체 이후 있을(있어야 할) 특검 등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 분들의 아픔을 덜 수 있도록 노력 해야 할 것이다.

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트위터에서 지나가면서 본 글이라 정확히 링크는 걸 수 없지만, 
한 트위터리안께서 유가족분들께 "괜찮아요, 앞으로 저희가 도와드릴께요" 라고 남긴 짧은 글...
이 글에서 작게 나마 희망을 보았다.




-또 다른 눈물, 그리고 분노


▲[포토]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통곡하는 시민들 (이데일리|2017.03.10)

한 편 또 다른 이유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박사모, 탄기국 쪽 사람들이었다.

탄핵 직전 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5퍼센트 정도였는데...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인구가 5062만명이니깐, 적어도 200만명의 국민들은 같은 이유로 눈물을 흘렸다는 얘기...?

눈물이야 그럴 수 있다 치지만, 이 분들은 눈물만으로 끝나진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강제 하야 반대"를 외치며 경찰차를 부수며 '역대급 폭력 시위'를 벌인 것이다.




(애국보수 님들의 태극기 던지기...)

말 그대로 폭력 시위 현장이다.
심지어 저기서 사람도 죽었다.
당일에 카톡에서 더 심한 사진도 받았지만, 정신 건강을 위해 여기에 올리진 않겠다...

과연 저 분들이 진짜 보수인지 궁금하다.
보수라는 분들이 헌법을 부정하고, 단심 제도인 헌재 판결을 부정하질 않나...
심지어 '애국'을 하신다는 분들이 태극기를 던지고 짓밟으며, 사람을 때리고 있다니...

이 정도면 이 분들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라도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할텐데,
입장 표명도 없고... 참 총체적 난국이랄까...




-글을 마무리하며

처음에 탄핵 이야기에서 할 말이 많다가, 마지막에 탄기국, 박사모의 폭력 시위를 보고 말을 잃었다,
덕분에 글을 어떻게 마무리할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이런 모습은 탄핵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의 일부일 것이다.
저렇게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더 큰 문제가 있을 것이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이제 국가적인 혼란 상황 속에서 다음 대선을 치뤄야 할 것이고, 세월호, 위안부 합의, 경제, 안보 등등
이번 탄핵으로 인해 손도 대지 못했던 많은 문제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탄핵으로 인해 울고 웃는 사람들, 결국 모두 다 상처 받은 사람들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탄핵이 기쁘다며 소수의 애국보수 님들을 까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더 크게 봐야 하는 상황이기에, 소수를 포용해서 분열을 막아야 한다.
어쩌면 그것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 아닐까?

그러니까 까지 말자. 앞으로 대선까지 아무 일 없이 잘 걸어가자!
어차피 탄핵 순간부터 선거기간이라 누구 맘 놓고 까지도 못한다! ㅎㅎ